2024년 칸 영화제에서 가장 충격적인 작품으로 주목받은 <서브스턴스 (The Substance)>는 여성의 몸, 권력,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스릴러와 바디호러의 장르적 요소로 풀어낸 작품이다. 주연인 데미 무어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 줄리엣 비노쉬와 마거릿 퀄리의 독특한 조합이 더해지며 영화 팬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았다. 이 글에서는 영화 <서브스턴스>의 기본 정보, 줄거리, 배우 정보, 국내외 반응, 장르적 분석까지 상세히 살펴본다.
기본 정보 및 줄거리
<서브스턴스>는 프랑스 감독 코랄리 파르제가 연출한 2024년 작품으로, 전통적인 바디 호러 장르에 페미니즘적 메시지를 결합한 작품이다. 2024년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영화의 잔혹하고 실험적인 묘사에도 불구하고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버지니아(데미 무어)는 한때 유명했던 TV 피트니스 스타였지만, 중년의 나이를 넘기며 산업에서 밀려나고 존재감이 사라진다. 어느 날, 그녀는 다시 젊음을 되찾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 의해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라는 생명과학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이 실험은 DNA를 통해 새롭고 완벽한 육체를 복제하는 기술로, 마치 또 다른 자아인 수비(마거릿 퀄리)가 등장하면서 스토리는 충격적으로 전개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비는 버지니아보다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사회적으로 성공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자아의 충돌, 욕망, 분노가 격돌하는 끔찍한 비극이 발생한다. 영화는 인간의 욕망과 노화에 대한 공포, 여성의 몸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소비되고 재창조되는지를 충격적으로 묘사한다.
주요 인물 및 배우 정보
버지니아 – 데미 무어(Demi Moore)
데미 무어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 버지니아를 연기하며, 노화와 사회적 소외에 직면한 중년 여성의 복잡한 내면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과거의 섹스 심벌 이미지에서 벗어나, 그녀는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수비 – 마거릿 퀄리(Margaret Qualley)
수비는 버지니아의 DNA로 탄생한 ‘새로운 자아’다. 퀄리는 기존의 밝고 순수한 이미지를 탈피해, 점차 광기와 욕망에 물드는 수비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녀의 연기는 신체적 연기와 감정적 연기를 모두 요구했으며, 이에 완벽히 부응했다.
실험 총괄자 – 줄리엣 비노쉬(Juliette Binoche)
줄리엣 비노쉬는 영화 속 ‘서브스턴스’ 실험의 감독으로 등장해, 냉정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그녀는 현대 과학의 윤리 문제를 상징하는 인물로서, 통제된 인간 창조의 책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국내외 반응
<서브스턴스>는 2024년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이후, 다양한 찬반 논란을 일으켰다. 해외 언론 반응은 대체로 호평이 우세했다. 인디와이어(IndieWire)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이후 가장 충격적인 바디 호러"라고 평가했으며, 가디언(The Guardian)은 "데미 무어 커리어 최고의 연기"라고 극찬했다.
미국에서는 R등급 판정을 받았으며, 극단적인 묘사로 인해 일부 관객은 중도 퇴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러 팬들 사이에서는 ‘올해 최고의 실험적 영화’로 회자되고 있다.
국내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예술성과 메시지에 감탄한 관객도 많았지만, 지나치게 잔혹한 묘사에 불쾌감을 느낀 이들도 있었다. 특히 중년 여성의 몸을 재해석하는 관점에 대해선 다양한 담론이 오가며 영화계 안팎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영화의 스토리와 형식이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에서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호러 장르 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작품 해석과 분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서브스턴스의 장르적 특징과 메시지
<서브스턴스>는 전형적인 바디 호러(body horror) 장르를 기반으로 하지만, 이를 단순히 시각적 공포에 머물지 않고 철학적, 사회적 질문으로 확장한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작품들처럼 신체 변형과 자아 분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여성’이라는 정체성에 집중한 점이 독보적이다.
특히 영화는 "노화에 대한 공포", "사회적 젊음 강박", "여성 신체의 상품화"라는 주제를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주인공 버지니아는 자신을 대체하는 수비를 통해 새로운 자아를 얻게 되지만, 이는 곧 존재 자체의 위협으로 다가온다. 즉,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정체성과 가치는 외형에 의해 쉽게 대체되고 소비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한다.
또한 촬영 방식과 조명, 사운드 디자인 등에서 실험적 요소가 돋보인다. 붉은 조명, 클로즈업 신체 컷, 점층적 음향 구성은 시청자의 심리적 긴장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관객이 영화 속 공포와 정체성 위기를 직접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결국, <서브스턴스>는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닌, 정체성과 존재, 사회적 기준에 대한 통렬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랜 여운을 남기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가?"